일상 속 맛집

동물복지 치킨의 선두주자 자담치킨 [날다닭반반치킨] 을 먹어보았다! 날개+다리=날다닭

글PD 2022. 2.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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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그라나란 말입니다~" 라는 조정석의 목소리가 한동안 귀에 맴돌던 때가 있었다. 조정석 효과로 엄청난 광고를 하던 자담치킨이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건 생그라나치킨 덕분이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치킨에 토핑이 많이 올라간 걸 싫어하기 때문에 딱히 끌리진 않았었다. 하지만 하도 광고를 접했더니 이것이 바로 광고 효과인가 '먹어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물론 생그라나치킨은 아니었고 처음엔 맵슐랭치킨을 도전해 볼까 했으나 후기를 보니 매워서 며칠 고생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난 매운 것을 잘 못 먹는다. 나의 뇌는 매운맛을 즐기나 위와 대장은 그 반대이기 때문에 먹고 나면 꼭 탈이 난다. 그래서 이번에 주문한 것은 날다닭반반치킨! 날개와 다리 부위로만 구성되어 있는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을 주문해 보기로 했다. +매콤똥집튀김도 함께.(나중에 날 고생하게 만든 엄청난 놈)

 

자담치킨의 첫인상은 '닭이 크다'였다. 자담치킨을 주문할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동물복지 닭으로 만들어진 치킨이라는 것이었다. 평소 나는 계란을 사먹을 때도 동물복지 유정란을 소비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관심이 많다. 완전히 동물성 식품을 끊지 못할 거라면 이런 식으로라도 시스템이 바뀌는 게 서로에게 좋은(?) 효과를 주지 않을까 싶다. 물론 가장 좋은 건 동물을 안 먹는 거겠지만 말이다...

날다닭반반치킨의 실물을 처음으로 영접하고 나니 시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비주얼로는 일단 합격. 닭다리와 날개도 갯수가 골고루 들어있고 전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양이다. 후라이드, 양념에 각각 다리가 3개씩 들어가 있었는데 오빠와 둘이 먹었던 나는 덕분에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매콤똥집튀김을 한입. 지금까지 먹어본 똥집튀김 중에서 튀김옷이 가장 매콤했다. 그 때문에 나는 약 이틀 가량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고통 속에서 살았다. 그래도 맛있었으니 됐어...

나의 첫 번째 선택은 양념. 고소한 땅콩과 아몬드가 솔솔 뿌려져 있는 전형적인 양념치킨의 모습이다. 큼직하게 한입 베어물으니 육질이 아주 부드럽다. 닭 누린내라든지 핏기라든지 그런 마이너스 요소는 전혀 없었다. 자극적인 염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오로지 튀김옷과 양념맛으로만 즐길 수 있었다. 다음 차례로 후라이드를 먹어보니, 크런키한 튀김옷에 살짝 매콤한 향이 느껴졌다. KFC 치킨이 순간 떠오른 건 왜일까. 하지만 KFC보다 훨씬 자극적인 맛이 없고 부드럽고 담백하다. 동물복지 닭이어서 그런지 대체적으로 육질이 살아있었다.

추가적으로 맵슐랭소스도 함께 주문했었는데 후라이드의 기름맛이 질릴 때 한번씩 찍어 먹기 좋았다. 이 또한 꽤 알싸하게 매운맛이지만 마요소스가 베이스라 먹을만 했다. 닭이 너무 어린 영계가 아니어서 부위별 조각들 크기도 큼직하니 먹기 딱 알맞은 크기였다. 치킨을 먹을 때 모든 부위를 편식없이 다 먹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다리나 날개 등 특정 부위만 공략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주로 날개, 갈비쪽 부위를 선호했지만 지금은 남길 것 하나 없이 싹 먹을 수 있는 다리와 날개가 콤보로 들어있는 세트를 선호한다.

 

매콤똥집튀김 역시 실망스럽지 않은 맛이었다. 너무 질기거나 잡내가 나지 않았으며 매콤한 맛 덕분인지 질리지 않아 계속 주워 먹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전체적으로 식고 나면 살짝 질기게 느껴지긴 하지만 모든 육고기가 식으면 딱딱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까. 똥집튀김은 남겼다가 다음날 다시 먹었는데 에어프라이어에 3분 정도 돌리니 다시 바삭하고 부드럽게 돌아왔었다. 에어프라이어가 있으면 문제 없다구.

어디선가 들은 말인데 치킨과 맥주는 궁합이 좋지 않다고 했다. 나는 그럴 리가 없다며 부정했지만 실제로 치킨과 맥주는 최악의 궁합이라고 한다. 소화불량을 일으키기 쉬운 조합 중 하나라는데 아무렴 어떠냐. 내 눈과 입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하루쯤 소화불량으로 시달려도 좋으리... 아무튼 이날은 동물복지 닭으로 만들어진 치킨이라 생각하니 크게 죄책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모든 닭들이 치킨으로 만들어지기 위해 사는 건 아니지만 사는 동안 동물복지를 누리며 살다 다시 맛있는 음식으로 재탄생한다면, 나 또한 그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러한 동물복지 시스템이 더욱 더 많아져서 강제로 항생제나 성장촉진제를 투여해 키워 음식으로 소비되는 시스템이 하루 빨리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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