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장어구이를 먹으러 파주 갈릴리농원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날 장어를 배 터지게 먹은 후 바로 맞은 편에 있는 통창이 예쁜 카페를 가게 되었는데, 가까운 곳 아무데나 가자 하고 들어온 곳 치고는 굉장히 넓고 예쁜 카페였다. 알고보니 파주 베이커리 카페로 유명한 카페소솜. 구석구석 살펴보니 카페 내부에서 전시회도 하고 있는듯 했다. 총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중대형 카페이며 자리도 넓직하게 되어 있어 여럿이서 와도 큰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을듯 하다. 나는 이날 나를 포함한 4명이서 방문했고 넓고 큰 소파에서 차 한잔 하며 신나게 수다를 떨다 왔다.
갈릴리농원 방향에서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카페 소솜 SOSOM. 전체적으로 통창으로 되어 있어 채광이 아주 끝내준다. 이날 칼바람이 불어 꽤 추웠는데 카페 안은 히터가 과하게 틀어져 있지 않았음에도 따뜻한 느낌이 가득했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맞은편 갈릴리농원에서 장어구이를 먹은 후 디저트나 커피를 즐기기 위해 카페를 찾아 맞은편 소솜으로 오는듯 했다. 우리 역시 그랬으니까.
다양한 디저트와 베이커리 종류가 있고 차 종류도 기본적인 것들과 함께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나는 깔끔한 게 마시고 싶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고 배가 불러 아쉽게도 디저트류는 별도로 먹어보지 못했다. 살펴보니 겨울 한정으로 뱅쇼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뱅쇼 키트도 판매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뱅쇼를 좋아하는데 집에서 만들면 항상 실패하거나 재료들이 과하게 남아버려서 처치 곤란한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간단하게 소량으로 키트를 판매하니 굉장히 구매 욕구가 상승했다.(하지만 구매는 안 함)
처음 카페로 들어갔을 땐 계단을 못 보고 1층이 전부인 줄 알았다. 그만큼 1층 공간도 꽤 넓게 마련되어 있었고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테이블과 의자가 하나같이 다 편해 보였다. 카페란 모름지기 오랫동안 차와 디저트를 즐기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앉아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카페 소솜은 나에게 편안함을 제공한 곳이었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점심과 저녁 전 그 어딘가 애매한 시간대였지만, 1층과 2층에 골고루 손님들이 차있었다. 하지만 넓고 테이블이 많아서 그런지 우리가 앉을 자리는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2층 통창 바로 앞에 있는 동그란 테이블 자리가 핫스팟이란 생각이 들었다.
홀 한쪽엔 자그마한 판매대가 마련되어 있고 이곳엔 선물용으로 딱일듯한 작은 쿠키 상자들이 있었다. 우리는 1층보다는 2층이 조용할 것 같아 한 층 올라가 보기로 했다. 참고로 나는 이런 느낌의 층고가 높은 카페를 선호한다. 층고가 높은 곳이 보기에 더 개방적이고 넓은 느낌이 들어 답답함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 주는 것 같다. 그래서 자칫 테이블이 만석이더라도 크게 북적거림 없이 즐길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쪽을 보면 한켠에 또 다른 공간이 있는데 이곳은 전시회를 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었다. 넓은 공간 벽에 다양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카페 소솜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전시회 역시도 볼 수 있게끔 오픈되어 있는듯 했다. 전시회를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이 없어 들어가 보진 않았지만, 카페에서 전시회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끔 큰 갤러리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갤러리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정말 갤러리었다. 2월 12일 토요일부터 3월 6일 일요일까지 진행되고 있으니 소솜에 방문한다면 한번쯤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2층에 올라와보니 1층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통창의 매력이 두 배로 느껴지는 2층의 분위기는 사뭇 조용하고 안락하지만 적당한 백색소음을 느끼기에 딱이었다. 바깥 날씨를 보니 더더욱 힐링되는 기분. 곳곳에 식물들이 있어 삭막할 법한 철근 구조물이 비교적 잘 어우러졌다.
통창으로 내리쬐는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따뜻한 커피까지 한잔하니 온몸이 나른해지는 기분이었다. 2층 난간이 낮지는 않지만 유리로만 되어 있어 아이가 있다면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매달릴 수 있을 만큼 낮은 난간이 아니기 때문에 주의만 잘 준다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 통창 맞은편엔 갈릴리농원과 갈릴리마켓이 바로 보인다. 바라볼 수 있는 뷰가 장어집 뷰밖에 없다는 게 살짝 아쉽지만 넓게 탁 트여있는 구조라 시야가 불편하진 않다.
화장실은 2층 안쪽에 위치해 있고 넓은 대형카페 답게 성별은 나눠져 있다.(아주 가끔 공용 화장실인 곳이 있어 불편했음) 화장실로 가는 길 벽은 청록색이 칠해진 벽돌로 되어 있는데 색감이 예쁘고 감각적이다. 화장실 공간은 그닥 넓지 않다. 적당히 이용할 수 있을 정도.
나는 평소 카페 이용은 자주 하는 편이지만 커피를 좋아하진 않아서 커피 맛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분석할 수 없다. 다만 산미가 높은 커피보다는 차라리 쓴맛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곳 카페 소솜의 경우 커피에서 신맛이 나진 않았다. 원두를 고르거나 할 순 없었지만 기본적인 맛은 하는듯 하다. 커피 맛이나 디저트 맛을 평가하러 가기보다는 조용한 경치를 즐기고 편안한 의자와 안락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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