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와 대부도 사이에 있는 작은 섬 선재도. 이곳에는 바지락칼국수와 각종 해산물 맛집들이 많다. 그중 한 곳인 바람의 마을에 다녀왔다.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이렇게 총 두 번을 방문했는데 겨울에 방문한 지금의 기억이 더 좋은듯 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찾을 정도로 선재도에서 유명한 맛집이고 선재도 핫스팟 뻘다방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바지락칼국수나 산낙지 철판볶음을 먹고 커피 한잔하러 뻘다방으로 가기 좋다. 이전에 리뷰한 영흥도 모모카라반을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점심 메뉴로 선정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작년 여름에 선재도 펜션에 놀러왔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도 선재도 맛집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곳이 바람의 마을인데 별 생각없이 방문했다가 어마어마한 웨이팅에 놀랐었다. 물론 나는 시간대를 잘 피해 운 좋게 웨이팅 없이 들어갔었지만 식사를 끝내고 나갔을 땐 이미 주차장 만차에 웨이팅이 꽤 긴 것을 보고 '아 여기가 생각보다 유명한 맛집이었구나' 싶었다. 이번에도 어쩌다 보니 영흥도 1박 2일 여행을 가게 되어 지나가는 김에 또 한번 가게 되었는데 작년 여름 방문을 떠올리며 웨이팅이 길지 않을까 걱정을 했더랬다. 하지만 겨울인데다 금요일 방문이라 그런지 우리를 제외한 테이블은 두 곳 뿐이었다. 사실 나는 북적거리는 곳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맛집에서 한적하게 식사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너무 좋다. (˶′◡‵˶)
기본적인 메뉴로는 바지락칼국수와 철판요리가 있다. 우리는 분명 쭈꾸미철판을 먹고 싶었으나 요새 쭈꾸미가 안 잡힌다는 이모님 말씀에 산낙지철판으로 자동 변경. 조금 의아했던 부분은 철판요리는 중자부터 시작된다는 것. 둘이서 먹는 거였기 때문에 소자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중자가 기본이라 어쩔 수 없이 중자를 주문했다. 가격은 사실 여행지 맛집이 다 그렇듯 저렴하진 않으나 커다란 산낙지 두 마리가 나온다는 것을 생각해 봤을 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가격.
주문하고 얼마 뒤 기본 찬이 나오고 좀 더 기다리니 거대한 철판과 함께 우리가 주문한 산낙지철판이 나왔다. 미나리, 콩나물, 양파 등 다양한 야채가 가득 쌓여 있고 중간에 산낙지가 꾸물거리고 있었는데 모순적이게도 나는 살아있는 생물을 잘 못 보기 때문에... 미안하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다. 비주얼만 봤을 땐 맵고 자극적인 느낌이지만 막상 먹으니 적당한 매콤함에 아삭아삭한 야채들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이었다. 한마디로 자극적이지 않고 산뜻한 철판요리. 콩나물과 미나리가 정말 아삭아삭하고 낙지의 식감도 굉장히 부드럽고 자체적으로 짭쪼름한 맛이 배어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평소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지 않는 편인 내 입맛에는 중상 정도의 맛이다. ( ͡•. •͡ )
둘이 먹기 많은 양이지만 대부분이 야채라 그런지 미친듯이 배부른 정도는 아닐 거라 본다. 맵고 짠맛이 아니라서 우리는 밥 없이 먹다가 어느정도 먹은 후 볶음밥 하나를 주문했고 주문과 동시에 철판을 가져가서 한켠에다 밥을 볶아서 주신다. 한 공기만 볶은 건데도 양이 많아보였다. 모든 것의 마무리는 볶음밥 아니겠는가! 꼭 밥 볶아 버릇하셔야 합니다. 양념이 삼삼한 맛이라 볶음밥도 먹기 딱 좋게 간이 되어 있었다. 남은 양념과 야채들은 버리지 않고 옆에다 밀어주시기 때문에 간이 부족하다 싶으면 함께 볶아서 먹는 방법도 있으니 가감해서 먹으면 될 듯 하다. 이런 여행지 방문이 아니고서야 서울 도심에서 산낙지철판요리를 먹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부분은 선재도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풍경, 장소가 섬이라는 점 등 이것저것 볼거리들도 포함한 가격이라 생각하면 그렇게 아까운 기분은 들지 않는다. 실제로 내가 앉은 테이블은 창 밖에 바다가 그대로 보이는 자리였고 간조 시간대였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바닷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식사를 했었다. 선재도 혹은 영흥도에 갈 일이 생긴다면 지나가는 길에 한끼 든든하게 배를 채우기엔 꽤 괜찮은 코스라고 생각한다.
바람의 마을에서 식사를 끝내고 주차장과 연결된 아래쪽 길로 내려오면 바로 뻘다방과 연결된다. 작년 여름 선재도에 왔을 때 당연한 코스로 뻘다방에 왔었는데 그때는 시간 상관없이 늘 만석이었어서 야외 자리를 간신히 잡고 놀았었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야외 자리는 휑한 느낌이었다. 햇볕이 따스한 날엔 야외에서 짧게나마 즐기기엔 좋아 보였다. 이곳은 커피 맛을 위해 간다기 보다는 바로 앞 바다와 뻘 뷰를 위해 가지 싶다. 우리도 그랬으니까. 그래서 이날은 커피는 패스하고 따사로운 햇볕을 즐기며 잠시나마 바다를 구경하고 부른 배를 소화시키기 위해 둘러보기만 했다. 지금도 꽤 넓은 곳이지만 뻘다방 옆 부지에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아 아마도 확장 공사를 하고 있는듯 하다. 한때 유명했던 오징어게임 시그니처 도형을 해놓은 것을 보니 외국인도 꽤 오나보다. 선재도에선 이미 유명하다 못해 맛집 검색을 하면 제일 상위에 뜨는 바람의 마을과 뻘다방. 자주 올 수 없는 곳이라 그런지 선재도에 한 번 방문하면 꼭 들리려고 한다.
바람의 나라에서 산뜻한 산낙지철판 혹은 뜨끈하고 시원한 바지락칼국수 한그릇 먹고 뻘다방으로 내려와 뻘뷰를 보며 커피 한잔. 날짜와 시간대만 잘 맞춰 간다면 꽤 성공적인 맛집 투어 코스가 될 것이다.
'일상 속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 계양구 배달맛집 족발보쌈편 [최애족발] 불족, 보쌈 set 계양구 족발맛집 (0) | 2022.02.13 |
---|---|
서울 마포구 합정역 브런치 맛집 추천 [어반플랜트 합정] 비건, 건강한 한끼, 작은 식물원에서 훌륭한 브런치 즐기기 (0) | 2022.02.10 |
파주 맛있는 녀석들 출연 맛집 추천 [초원오리농장] 오리주물럭, 오리로스구이, 오리고기 맛집 (0) | 2022.02.09 |
북한산 아래 계곡이 흐르는 자연 속의 우이동 카페 [카페 산아래] 노키즈존 , 북한산 카페 추천, 우이동 데이트 코스, 인스타 감성 (0) | 2022.02.01 |
마곡나루 맛집 [겸손돈가스] 안심돈가스, 스페셜 특등심 돈가스, [광화문살롱] 카페 리뷰 (0) | 2022.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