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맛집

파주 맛있는 녀석들 출연 맛집 추천 [초원오리농장] 오리주물럭, 오리로스구이, 오리고기 맛집

글PD 2022. 2. 9.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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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잠들기 전날 밤, 갑작스럽게 오리주물럭이 먹고 싶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미 머릿속을 지배한 오리주물럭 때문에 나는 잠들 수 없었고 네이버를 샅샅히 뒤져 보며 맛집 검색을 했다. 대부분의 오리고기 음식점들은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 그중 집에서 30분 거리인 파주로 검색하다 이곳 찾았다. 과연 이곳은 어땠을까.
 
 
 

파주시 동패동에 위치한 초원오리농장. 음식점 입구로 들어서면 6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골목 안 쪽으로 더 들어가면 충분한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나는 초원오리농장이 맛있는 녀석들에 나온 맛집이라는 사실을 몰랐었다. 단순히 파주 오리고기 맛집이라고만 생각하고 간 결과 어마어마한 웨이팅을 눈 앞에서 보았다. 물론 나는 브레이크타임이 끝나기 약 30분 전쯤 미리 도착한 상태여서 대기팀에 연락처를 적고 브레이크타임이 끝나자마자 들어갈 수 있었다. 영업시간은 문 앞에 적혀 있지만 15시 30분부터 17시까지는 재료 준비 시간이므로 방문 전 꼭 참고하길 바란다. 주말엔 웬만하면 30분 전엔 미리 가야 기다림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초원오리농장에 가서 놀랐던 점 첫 번째는 웨이팅에 놀랐고 두 번째는 바로 이 앉은뱅이 테이블과 의자에 놀랐다. 불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 30분쯤 앉아있다 보면 다리가 꽤 불편해진다. 그래도 어딘가 모르게 낭만(?)이 있다. 흡사 야외에서 뜨거운 화로 앞에 앉아 호호 불며 고구마를 먹는 그런 느낌.

홀은 생각보다 넓은 편이다. 화로를 기준으로 옆 테이블과 거의 붙어있는 구조라 옆 사람들 대화가 들렸었다. 하지만 양옆이 아닌 앞뒤 간격은 꽤 여유가 있는데 직원 분들이 트레이를 끌고 다니기 때문에 그런듯 했다. 전체 테이블은 약 20개 정도 되어 보였고(세봤음), 층고가 높은 공장식 건물이라 그런지 갑갑하단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썰렁한 느낌?

내가 초원오리농장을 고른 이유는 오리 한마리 값이 비교적 합리적이라 느껴졌기 때문인데, 굳이 다른 음식점과 비교하지는 않겠다. 다들 그만의 특색과 장단점이 있으리라 본다. 입장과 동시에 테이블 번호를 말해 주셔서 그 번호에 맞는 테이블에 가서 앉으면 된다. 기본적인 반찬 세팅이 되어 있고 화로에는 유산지 같은 종이호일이 깔려있다. 이 방식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철판에 고기나 야채가 늘러붙지 않고 타서 양념이 다 졸아버리는 현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편하게 먹기 좋았다.

부족한 반찬은 셀프 코너에서 먹을 만큼 떠가면 되고 나는 이날 깻잎지와 쌈무를 엄청 먹었다. 특히 깻잎지가 신의 한 수. 직접 만드신 건지 짜지 않고 적당히 새콤해서 맛있었다. 우리는 오리주물럭 한마리로 주문했는데 주말엔 고기 추가를 할 수가 없다. 아마도 회전률을 위함인듯 하다. 메뉴판에 적힌대로 떡과 감자사리를 함께 주문하고 다른 사리는 추가하지 않았다.

따로 추가 주문한 떡과 감자사리 양이 정말 섭섭하지 않았고, 기본으로 포함된 야채 역시도 푸짐했다. 그리고 부추는 고기가 다 익었을 즈음에 직접 넣어 주신다. 양푼이 가득 부추를 담아 오셔서 촤르륵 부어 주시며 "부추가 안 보일 때까지 뒤집어용~" 하시는데 아무리 뒤집어도 부추가 보일 만큼 많이 주신다. 약 20분 정도 자글자글 뒤적뒤적 하다보면 딱 알맞게 익는다.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매콤한 양념에 야들야들 쫄깃한 육질에 잡내 없는 오리고기, 큼직하고 달큰한 양파가 어우러져 굉장히 조화로운 맛을 낸다. 참고로 떡과 감자는 무조건 추가하는 게 좋다. 푹 익은 떡과 양념을 잔뜩 머금은 파스스한 감자가 어떤 맛일지는 먹어본 사람만 안다.

볶음밥을 먹기 위해 일부러 공기밥은 따로 먹지 않으려 했지만 도저히 유혹을 참지 못하고 밥 한 공기도 이미 뚝딱한 상태에서 볶음밥 하나를 추가했다. 한국인 국룰 밥은 늘 볶아버릇 하셔야 합니다.(아시죠?) 사진은 이미 두 주걱 정도 퍼먹고 찍은 거라 양이 적어 보이지만 '내가 실수로 볶음밥 2개를 주문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밥을 정말 많이 퍼 주셨다. 볶아 주시면서도 "밥을 너무 많이 드렸나?" 라며 머쓱하게 웃으시던 사장님.

약 한 시간 가량 거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주차장은 이미 만차라 식사를 하는 내내 차를 빼달라는 사장님의 요청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었다. 별다른 정보 없이 가까운 곳 검색만으로 온 곳인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맛있고 행복한 식사를 했다. 다만 앉은뱅이 의자와 테이블이 약간 불편할 수도 있다는 점과 화로가 생각보다 뜨거워서 겨울엔 따뜻하지만 여름엔 여유롭게 먹기가 힘든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먹고 나가는 길에 계산을 하면서 보니 포장 주문도 꽤 많아 보였다. 포장을 좀 해 올까 하다가 여기서 직접 먹는 것만 못할 것 같아서 빠르게 포기. 휴무일과 브레이크 타임을 잘 체크해서 방문하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것이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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