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연휴 동안 큰 이동이 없었던 나는 호캉스를 가기엔 부담스러운데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무언가 억울(?)했다. 고심 끝에 서울 도심을 벗어나지 않는 곳에서 종일 늘어져 넷플릭스나 보고 맛있는 음식을 해먹을 만한 곳을 찾았고 오늘은 그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마도 오늘 소개 이후로 꾸준한 에어비앤비 추천이 되지 않을까.
올해 설 연휴는 운 좋게도 연차를 쓰기 좋아서 샌드위치 연휴로다가 길고 긴 휴가를 보내는 중이다. 사실 어디 놀러갈 계획은 전혀 없었어서 방구석 포스팅이라도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러던 중 서울 도심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볼까 싶어 예약 일주일 전에 이곳저곳을 찾아보다 마음에 쏙 드는 곳을 발견했다.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해 내가 생각한 서울 도심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 게다가 숙소를 기준으로 신호등 하나를 건너면 롯데빅마켓이 있어 체크인 전 간단히 음식을 사서 가기에도 아주 좋았다.
외관상 건물은 약 4~5층 정도 되는데 다른 세대는 살지 않고 층별로 한 세대씩 살고 있는듯 했다. 참고로 이곳은 건물 전체가 가족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에어비앤비 숙소 소개란에 상세히 적혀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가면 좋을듯 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것은 엘리베이터. 숙소는 2층이기 때문에 굳이 이용할 필욘 없어서 계단으로 반계단 올라가니 바로 숙소 현관이 보였다.
시멘트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내벽, 어딘가 모르게 호텔식 같은 화장실 나무 문, 부엌과 거실 그리고 침실 공간을 확실하게 구분해 둔 중문 등등 이곳에서 살면 참 살맛 나겠다 싶은 인테리어였다.(대충 내 마음에 쏙 들었다는 뜻) 너무 숙소같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느낌이랄까. 전체적으로 채광이 꽤 좋아 창문엔 모두 블라인드가 쳐져 있는데, 층이 낮고 창이 넓다 보니 아무래도 밖에서 아주 잘 보일듯 했다. 때문에 숙소 이용하는 동안 블라인드를 걷은 적이 거의 없었다. 숙소 위치가 완전한 서울 외곽이거나 산속이었다면 가능했겠지만 서울 영등포구 도심이기에 이 부분은 감안해야 한다.
집 둘러보는데 정신이 팔렸었는지 화장실 사진이 없다. 숙소 입구 바로 왼쪽편에 화장실이 있는데 이곳은 세면대와 변기 딱 둘 뿐이다. 화장실 바닥까지 장판이 깔려 있기 때문에 건식도 아니고 습식도 아닌 느낌이 들었다. 나는 주로 샤워실이 아닌 세면대에서 양치질과 세수를 하기 때문에 바닥에 물이 고일 것이 걱정 됐다. 결국 양치질을 제외한 모든 것은 샤워실에서 했지만 이 부분도 참고하면 좋을듯 하다.
인테리어가 참 마음에 들었다. 내벽이 시멘트 벽이었지만 너무 거칠거나 투박하지 않았고 벽에 맞춘 바닥 역시 대리석처럼 보이는 장판으로 되어 있어 차갑지 않았다. 거실 조명도 어느 집에나 있는 네모난 LED 조명이 아니었어서 내 입맛대로 켜고 끌 수 있어 좋았다. 저 65인치 커다란 TV로 넷플릭스를 시청할 때엔 포인트 조명 하나만 켜고 보니 분위기가 아주...◠‿◠
숙소의 크기로만 봤을 땐 4명까지도 이용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식탁이나 소파는 모두 2인용이었다. 주방도 아일랜드 식으로 되어 있어 좁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고 1~2인 가구가 살기에 아주 딱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주방 벽엔 그동안 다녀간 사람들이 남긴 포스트잇 메모지가 붙어있었는데 이게 또 읽는 재미가 있더라. 2020년 메모도 있어서 '여기 나만 빼고 다 알고 있었구나' 싶었다. 그리고 부엌엔 별도로 창문이 없는데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네모난 창이 아주 활짝 열리기 때문에 환기를 시키기에도 별다른 무리가 없다.
거실 맞은편엔 침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여기서 본 바깥 경치가 느낌이 좋았다. 창밖에 보이는 나무는 아주 오래된 듯한 감나무. 침실의 뷰를 담당하고 있는듯 했다. 사실 건물 자체는 다른 고층 건물들에 둘러싸여 있어 고립된 느낌을 주지만, 내부는 꽤 아늑했다. 햇볕이 잘 들어오는 방향은 아닌 건지 체크인 시간대에 햇볕이 없었던 건지는 모르겠다만 창이 큰 덕에 우풍이 약간 있었다. 침대가 창가 바로 옆에 있어 새벽엔 춥겠다 싶었는데 블라인드가 두 겹이라 그런지 자면서 크게 춥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호텔이 아니라서 침구나 침대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그외에 옷을 걸어두는 공간, 작지만 공간 활용을 잘 한듯 보이는 화장대, 화장실과 별로도 침실 샤워실까지 있다. 샤워가운도 준비되어 있었지만 잠옷을 따로 챙겨갔기 때문에 구경만 했다. 그리고 침대 옆에 있는 저 스탠드 조명이 좀 탐났다. 쨍한 주황빛 조명이라 독서등으로 쓰기엔 무리가 있지만 포인트 등으로 켜두면 아주 또 분위기가... ⸝⸝• ̫•⸝⸝
새벽까지 넷플릭스 시청하기 1차전과 2차전. 점심을 건너뛴 상태였기 때문에 체크인과 동시에 늦은 점심을 먹었다. 우삼겹 호로록 떡볶이었나...? 가기 전날 쿠팡에서 밀키트 몇 개를 주문했었는데 이런 숙소에 올 때는 재료를 바리바리 싸오는 것보단 밀키트가 아주 제격이다. 간단하고 조리 시간이 짧기 때문에 요리에 소질이 없더라도 누구나 근사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아, 그리고 내가 못 찾은 건지 원래 없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냄비 받침이 없다. 아쉬운대로 그날 사갔던 와인 패키지를 깔고 먹었다.
요즘 한창 핫한 '지금 우리 학교는' 시리즈를 이날 7화까지 본 것 같다. 새벽 잠들기 전까지 쉴 새 없이 먹으며 넷플릭스만 주구장창 보는 재미는 말로 다 설명 못한다. 특히 나는 반 내향, 반 외향적 인간이라 밖에서 노는 것도 분명 재밌지만 집 안에서 노는 것도 그렇게 재밌다. 더군다나 매일 먹고 자고 하는 익숙한 내 집이 아닌 낯설고 새로운 곳에서 내 집처럼 놀 수 있다는 게 에어비앤비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내가 생각한 영등포구 당산동 [나무, 새, 고양이] 숙소의 장점과 단점
이 부분은 적을까 말까 고민하던 카테고리지만, 광고가 아닌 내돈내산 솔직 리뷰이므로 개인적 견해를 적어보고자 한다. 말 그대로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유연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
<장점>
- 숙소 반경 100m 이내에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있어 편리함
- 주변이 주택가라 낮이고 밤이고 매우 조용함
- 한 건물 한 층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어 사생활이 보호됨
- 기준 인원 2명이서 사용하기에 꽤 넓고 쾌적하고 공간 분리가 잘 되어 있음
- 난방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온수가 잘 나옴
- 서울 도심임에도 가격 대비 매우 좋음 (평일 기준)
- 호스트와의 소통이 원활하고 한 건물에 계셔서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음 (실제로 이날 와인잔 하나에 살짝 금이 가있어서 말씀드렸더니 빛의 속도로 와인잔을 교환해 주셨다.)
- 침실 문에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어 거실 냉장고 소음에서 방해받지 않음
- 샤워실과 화장실이 구분되어 있어 한 공간에서 민망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음
<단점>
- 거실 냉장고 소음 존재감이 대단함
- 낮은 층이라 블라인드를 걷으면 숙소 내부가 적나라하게 노출됨
- 화장실 바닥이 장판이라 물이 흐르거나 고이면 닦아야 함
- 청소 업체를 별도로 이용하지 않는 숙소라 디테일한 부분에서 살짝 미흡함
총 평점 4.5
생각나는 부분만 적었지만 사실 어딜가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인데 서울 영등포구 도심에 이런 숙소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굉장히 만족스럽다. 또한 압도적으로 장점이 더 많으므로 모든 단점들이 커버 가능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부분임이 틀림없다. 여름의 감나무도 보고 싶기 때문에 아마 올해 안에 또 이곳을 방문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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