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즐겨요 피자헛~"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초등학생 시절 반에서 부유한 친구가 생일 파티를 열면 장소는 꼭 피자헛이었다. 매장에서 먹을 땐 샐러드바를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생일 파티에 초대 받은 날엔 어김없이 과식 코스를 밟고 즐겁게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던 코찔찔이가 훗날 3만원이 넘는 피자를 망설임 없이 주문해 버리는 으른이 되었다. 으른의 입맛으로 본 피자헛의 신메뉴, 과연 어땠을까.
언제나 그렇듯 주말 저녁 메뉴는 매주 고민이 된다. 어젠 족발보쌈을 먹었으니 오늘은 집밥을 먹을까 고민하던 찰나 오빠의 한마디. "콘텐츠 용도로 피자헛 신메뉴 먹어볼까?" 내 대답은 너무나도 망설임 없이 "그럴까?" 였다. '이건 일이야. 피자헛 신메뉴를 콘텐츠로 찍어 올리겠다는 나의 열정과 오빠의 서포트가 합쳐진 일이라고.' 라는 말도 안 되는 사명감(?)을 핑계로 결국 주문해버린 피자헛. 우리는 평소에도 심심찮게 피자헛에서 피자를 시켜먹곤 했다. 시그니처 메뉴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메뉴를 먹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피자헛 매니아인데, 이번에 피자헛에서 신메뉴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하던 때였다.
통새우 30마리가 올라간 콘치즈포켓 피자. 말만 들어도 귀가 솔깃하지 않는가. 나는 피자에 새우 토핑이 올라간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오빠는 고기 토핑을 선호한다. 하지만 콘텐츠를 위해 본인이 희생(?)한다고 하니 기특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신나게 주문을 하고 오빠가 픽업을 해왔다.
상자를 열기 전부터 피자 냄새가 진동을 했는데 굉장히 고소하면서 옥수수콘 비스무리한 달달한 과자 냄새가 났다. 어디선가 맡아 본듯한 이 냄새. 이번에도 역시 완벽한 분업화로 빠르게 포장을 열고 셋팅을 했다. 피자박스를 열자마자 오빠와 내 입에선 감탄사가 나왔다. 광고에서 본 거랑 똑같잖아?! 과장 조금 보태서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일단 달달하고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러서 당장 한입 베어물고 싶었다.
케이준더블쉬림프포켓피자와 함께 주문한 서프라이즈콤보. 옥수수콘샐러드와 코울슬로, 토마토스파게티가 포함된 사이드 메뉴인데, 우리는 늘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서프라이즈콤보 메뉴를 함께 주문한다. 피자헛의 꽃은 사실 피자가 아니라 저 스파게티라고. 동의? 어~ 보감~ 집 냉장고에 상비 음식으로 구비되어 있는 대용량 갈릭디핑소스는 주로 피자를 먹을 때 꺼내곤 한다. 이렇게 준비된 거대한 한상. 스파게티부터 야무지게 먹어보자.
무수히 많은 피자 브랜드를 알고 스파게티를 함께 먹어봤지만 피자헛만큼 맛있는 스파게티는 찾질 못했다. 어딘가 소스가 모자라거나 면이 덜 익었거나 혹은 너무 퍼졌거나 등등의 이유로 아직까지는 사이드 메뉴 스파게티 계의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은 피자헛이다. 오빠와 나의 피자 제대로 즐기기 루틴은 스파게티를 먼저 비운 후 피자는 마지막으로 오롯이 먹는 것. 오늘도 역시나 빛의 속도로 스파게티를 해치우고 20% 정도 배를 채우고 시작했다. 이 루트로 피자 2조각을 먹고 나면 정말 배부르고 만족스럽게 식사가 끝이 나기 때문.
케이준더블쉬림프포켓피자의 첫 입은 아주 강렬했다. 파프리카시즈닝을 뿌린듯한 은은한 스모크 향에 하바네로 소스가 뿌려져 핫소스가 필요 없는 이 말도 안 되는 조합. 그렇다고 매운맛도 아닌 적당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소스에 입안에서 터지는 통새우의 식감까지. 없으면 서운한 고기 토핑도 잊을만 하면 씹혀 주어서 서운하지 않았다. 큐브 조각으로 된 토핑이 올라가 있어 이게 뭔가 싶었는데 먹어보니 포테이토 토핑인듯 하다. 오빠는 고구마라고 우겼지만 이건 분명 포테이토야.
한때 엄청나게 유행했던 페퍼로니 팬피자에 빠져 피자를 먹었다 하면 페퍼로니피자만 먹어대던 때가 있었다. 그땐 무조건 팬피자에 치즈크러스트 엣지로 먹어야 완벽한 페퍼로니피자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일한 단점은 팬피자이기 때문에 기름기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이었다. 피자박스에 깔려 있는 유산지 같은 종이가 기름에 흠뻑 젖을 만큼 기름이 많았어서 먹고 나면 늘 느끼해서 힘들었다. 하지만 팬피자가 아닌 나머지 도우는 비교적 기름기가 덜해서 2조각 정도는 게 눈 감추는 먹을 수 있다. 씬피자 도우 역시 먹어 봤지만 너무 얇아서일까 피자가 금방 식어버려 과자처럼 부스러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 나름대로 즐기기 좋은 옵션이다. 케이준더블쉬림프포켓피자를 먹어 보겠다면 나는 엣지를 변경하지 않고 콘치즈포켓으로 하라고 말하고 싶다. 5,000원의 엣지 추가 비용이 들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왜 콘치즈포켓인가 했더니 동글동글하게 올라가 있는 토핑이 옥수수콘무스다. 가끔 생각나는 아이스크림 중 옥수수 모양의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딱 그 맛을 연상케 했다. 고구마무스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옥수수콘무스에 체다치즈가 합쳐져 단짠단짠한 맛이 끝내준다. 거기에 미리 준비해둔 갈릭디핑소스를 찍어 먹으면? 왓 더 헤븐. 참 이런 메뉴는 어떻게 만들어내는 걸까. 사람들이 어떤 맛을 좋아하고 어떤 맛에 열광하는지 피자헛은 이미 다 아는듯 하다.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 조합인데 옥수수콘무스에 짭짤한 체다치즈가 합쳐져서 그런지 느끼하지 않았고 피자 자체에 뿌려져 있는 하바네로소스 덕분에 매콤, 달달, 짭짤 3콤보를 느낄 수 있다.
다만 피자헛의 유일한 단점인 가격이 좀 사악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나와 오빠는 피자는 무조건 라지 사이즈를 고집하기 때문에 시킬 때마다 남더라도 라지 사이즈를 주문하지만 사이드 메뉴와 함께 즐기겠다면 미디움 사이즈를 선택해도 충분할 거라 예상한다. 페퍼로니피자가 지겨워졌다면 피자헛 신메뉴 케이준더블쉬림프포켓피자로 입맛을 한 번쯤 정비할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배달 어플에서 주문하는 것보다 피자헛 공식 홈페이지에서 방문 포장으로 주문할 경우 최대 40% 할인 혜택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https://www.pizzahut.co.kr/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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